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이제 2010년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회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한의 보업(寶業)이 더욱 번창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 지난 한해 한의계의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회원 여러분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주신 점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환경과 국가 경제 여건 등을 살펴보면 의료계의 현실은 우리에게 혁신적인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의사들은 이제까지의 구태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변화의 새로운 물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새로운 자세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21세기를 이끌어 가기 위하여 필요한 과제는 대학 교육의 혁신적인 개혁입니다. 한의학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대학 교육은 가장 진보적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의 대학 교육은 많은 부분이 부족합니다. 21세기에 맞는 임상연구와 커리큘럼의 대대적인 개편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실전적인 임상 교육의 강화는 절박한 실정입니다. 국가보건정책과 의료 관리, 응급의학 및 감염 관리와 예방의학에 대한 교육은 한의학의 글로벌화를 위해 우선 강화되어야 합니다. 한의학은 매우 훌륭한 치료 성과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객관화되고 공유되어야 하며 이를 토대로 각 분야가 국가가 요구하는 필수의료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임상한의학 연구가 더욱 많이 이뤄져야 하며, EBM을 통한 한의학 연구를 위한 교육 및 주변 관련 학문과 연계되는 의료기기, 의학용어 등 여러 관련 분야의 표준화도 매우 시급한 과제들입니다. 저는 지난 1년 9개월여 동안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하면서 한의학이 국가에서 꼭 필요로 하는 의학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의 개정과 의료제도 개선 및 이를 통하여 한의학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의학이 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지난해 우리 한의계에는 매우 뜻 깊은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보고(寶庫)인 동의보감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일입니다. 이는 한의학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이며,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을 맞이하는 2013년에 ‘2013 동의보감 세계전통의학 엑스포’를 개최하여 우리의 한의학이 세계로 나가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매진할 것입니다.
유네스코에서는 동의보감에 대하여 “동의보감은 내용이 독창적이고, 귀중하며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내용으로 동아시아의 중요한 기록유산이다. 동의보감은 세계 의학지식 분야를 보존하고 현대 서양의학의 발견 이전에 수백만의 동아시아인의 보건에 기여한 문헌으로, 현대에도 다방면에서 서양의학보다 우수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동의보감의 세계 의학사에 대한 기여는 매우 큰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세계기록(Memory of World, MOW) 국제등록부에 등재되도록 권고한다”라고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한의) 3차 개정은 한의 질병 분류가 처음으로 국가 질병통계에 반영됨으로서 국민들의 한방의료에 대한 신뢰성 향상에 기여함은 물론 앞으로 한의학 발전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의질병사인분류 3차 개정은 한의 질병 분류체계를 전면 개정하고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를 전면 수용한 것입니다.
이는 질병사인분류체계의 정립과 임상진료기준, 한의의료행위분류 등 21세기를 이끌어갈 한의학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 2013년 개정될 11차 국제질병분류체계(ICD)에 포함될 전통의학의 질병분류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가 사용하는 사상의학의 병태가 국제질병분류에 포함되는 것이 우리 한의학이 세계화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한방물리요법의 보험급여는 저소득층과 노인들에게 양질의 한방의료를 제공함으로서 국민들의 진료비 부담을 경감시키는 전기를 마련하였으며, 앞으로는 한방물리요법의 보험급여 범위 확대를 위하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원료의약품인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한약이력추적관리제를 도입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한약재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보건복지가족부의 BTL사업 등이 포함된 한약 종합관리대책이 곧 마련될 예정입니다.
한약재에 대한 안전관리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약재의 유통에 대한 혁명적인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의약품용 한약재는 생산 재배 및 유통시 철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며, 의약품 한약재의 표준화가 선행되어 국제적인 품질 기준을 통한 최고의 의약품용 한약재를 만들어 내야만 국민의 굳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이고 강력한 한약종합관리대책 마련을 입법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작년에는 신종 인플루엔자로 인해 전 국민이 감염 불안의 공포에 휩싸인 한 해였습니다. 저는 신종 플루와 같은 감염성질환은 한의학으로 치료와 예방을 주도하는 것이 우수하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는 한편 대국민 예방 캠페인 등을 대대적으로 실시한 바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감염관리법의 개정을 통하여 한의학이 국가 감염관리사업에 한의학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것과 감염 관리에 대한 연구와 한의학적인 방역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지난해는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대처를 하였습니다. 지난 2년 동안에 걸쳐 불법의료 현장 단속 및 고발을 통해 형사입건·폐쇄 등 총 357건을 적발하는 등 불법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행위의 박멸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제 경인년에도 의료질서가 제대로 정립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한해 한의학 홍보 분야에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바 있습니다. ‘신의’라는 한의학을 소재로 한 초대형 드라마가 전라남도와 일본의 투자와 함께 SBS 방송을 통해 2010년 전반기에 방영될 계획입니다. 또한 어린이를 위한 애니매이션 ‘키마의 동의보감’이 제작 중에 있으며, 한방의료기관에서도 자동차보험이 적용된다는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여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한 광고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한의신문 특별호를 제작하여 전국에 10만부를 배포하기도 하였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WHO-FIC 협력센터 연례총회에서 WHO는 한의학을 비롯한 전통의학을 국제질병분류에 포함시키기로 하고, 표준화된 전통의학의 질병분류체계를 마련하기로 함으로서 앞으로 한의학이 국가의료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하는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올해 1월 말부터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가 함께 근무하는 협력 진료가 시행됩니다. 이 제도는 앞으로 건강보험 수가 및 의료사고책임 등 많은 부분의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하며, 임상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한해 소외받는 국민을 위한 찾아가는 의료봉사를 전국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전라남도와 공동으로 서해 도서 지역의 의료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봉사 및 농협과 함께 산간오지의 국민들을 찾아가는 봉사를 하였으며, 교통방송국과 함께 운전자를 위한 의료봉사, 추석에는 중앙회 전 직원이 휴가를 반납하고 서울역에서 귀향길의 국민 건강을 챙겼습니다.
이러한 봉사사업은 국민들 속에 한의학을 뿌리 깊게 내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행사를 통하여 국민과 함께하는 한의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한의사 회원 여러분!
무엇보다 올해에는 어르신들의 한의원 접근성 제고와 한의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본인부담금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한방보험 급여약의 개선 및 품목 확대와 한약을 국민들이 편리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형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더불어 한의의료가 진료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장·단기적인 건강보험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 방영될 드라마 ‘신의’가 방영으로만 끝나지 않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과 유럽에까지 수출하고 한국의 한의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드라마가 제작되는 전남지역에 한의학 의료문화를 선도할 ‘한의학 메디컬 리조트’를 통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하여 일본, 중국, 아랍 등 세계 여러 나라에 한국의 의료관광을 홍보하고, 전통 한의학이야말로 문화와 의료를 통한 진정한 의료관광이라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또한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개발사업과 연계하여 4대강 주변에 ‘동의보감 메디컬벨트’를 제안해 한의학을 국제의료관광의 중심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정부의 선진화 사업과 차세대 성장동력의 중심에 한의학이 있음을 보여 주게 될 것이며, 한의학이 국가 경제에서 가지는 자산 가치에 대하여 새로운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의학의 공공의료 확대를 위해 국립재활병원과 보훈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에 한방과를 확대 설치하고, 지역보건소에 사무관급 이상의 한의사가 필수인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역보건법을 개정하는데 회무를 집중할 예정입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의료계의 주변 환경에 움츠리지 말고 우리 한의계는 크게 움직이고 넓은 세계에 진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의료선진국가와의 학술적 교류 및 유대 강화가 진정한 한의학의 세계화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은 우리나라에 소중한 전통문화유산이며, 우리는 한의학을 보존하고 발전시켜야할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협회는 한의학이 국민의 필수 의학으로서 정립될 수 있도록 한의약 관련 각종 제도 개선을 실현하고 한의학이 대한민국 신 성장동력으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올해를 ‘한의학이 旭日昇天하는 한해’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시련을 묵묵히 참고 견디어 일어서면 밝은 미래가 오듯이, 우리도 어려운 지금을 발전의 기회로 삼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반드시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 만개(滿開)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회원 한분 한분이 모두 우리의 협회입니다. 회원과 지역분회와 지부 그리고 중앙회 모두 함께 굳은 신뢰로 뭉쳐야 합니다. 회원 모두가 잘 알고 계시듯이 지금 이 한의학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개인의 사사로움은 과감히 버리고 다함께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합시다.
이제 경인년 새해 한의학은 새롭게 웅비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힘차게 나아갑시다. 회원 여러분들의 가정에 항상 웃음이 가득하고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대한한의사협회 회장 김 현 수